2025. 7. 2. 15:40ㆍ나의 첫고양이 나의 사랑 밤톨이
🐾 연재 37편. 데자뷔인가? 또다시 방범창에 갇힌 밤톨이의 절규
- 밤톨이 와 나의 이야기-
밤톨이가 방범창에 발톱이 끼이는 아찔한 사고를 겪었던 바로 다음 날이었다.
나는 여전히 밤톨이가 혹시나 또 비슷한 행동을 할까 염려되어 주의 깊게 녀석의 움직임을 지켜보고 있었다.
하지만 나의 걱정과는 달리, 밤톨이는 비교적 얌전히 집 안을 돌아다니거나 창가에서 햇볕을 쬐며 평화로운 시간을 보내는 듯했다. ‘이제 어제 겪었던 무서운 경험을 통해 학습 했을지도 몰라’ 라고 생각하며 안심하고 있었다.
그때였다. 익숙한 듯하면서도 더욱 애절한 밤톨이의 울음소리가 또다시 안방 창문 쪽에서 들려왔다. 어제 발생했던 사건이 하루 만에 또 발생했다는 사실에 나는 어이가 없으면서도 웃음이 터져 나왔다. ‘설마 또?’ 하는 마음으로 재빨리 현관문으로 달려가 보니, 역시나 밤톨이가 어제와 똑같은 자세로 방범창 틈새에 발톱을 꽉 끼고 울고 있었다!
바깥세상이 많이 보고 싶었구나 우리 밤톨이
어제의 경험 덕분이었을까. 밤톨이가 울음을 시작하는 소리를 듣자마자 나의 손은 반사적으로 핸드폰 카메라를 향했다. 녀석의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은 안타까웠지만, 이틀 연속 똑같은 사고를 치는 밤톨이의 어이없는 상황은 웃음을 참기 힘들게 만들었다.
나는 어제와 똑같은 포즈로 방범창에 매달려 울고 있는 밤톨이의 모습을 냉정하게 카메라에 담기 시작했다. 녀석의 애절한 울음소리가 마치 사진 촬영을 위한 훌륭한 배경음악처럼 느껴졌다고 하면 너무 매정한 집사일까.
아주 귀엽다 밤톨이
“애옹! 애옹!” 어제보다 더욱 격렬하게 울부짖는 밤톨이의 목소리는 마치 “집사야, 또 나 좀 구해줘!” 라고 외치는 듯했다. 하지만 나는 그런 녀석의 절박한 외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능숙한 솜씨로 다양한 각도에서 사진을 찍어댔다. 어제 찍었던 사진과 비교하면서 구도를 바꿔보기도 하고, 녀석의 표정을 클로즈업해서 찍기도 했다. 이 정도면 거의 스토커 수준이라고 스스로 자화자찬하면서 말이다.
실컷 사진을 찍고 나서야 나는 어제 했던 것처럼 밤톨이를 구조하기 위해 나섰다. 이미 한 번 경험했던 터라, 이번에는 더욱 능숙하게 녀석의 발을 잡고 이리저리 조심스럽게 움직여보았다. 하지만 어제와 마찬가지로 발톱은 쉽게 빠지지 않았다. 역시 최후의 수단은 간식 작전이었다. 나는 재빨리 주방으로 달려가 밤톨이가 가장 좋아하는 간식을 가져왔고, 녀석에게 보여주면서 부드럽게 말을 걸었다. “밤톨아, 맛있는 거 줄게. 조금만 기다려.”
간식 냄새에 홀린 듯 밤톨이는 또다시 울음을 멈추고 간절한 눈빛으로 간식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나는 그찰라를 놓치지 않고 녀석의 발을 잡고 살짝 비틀었다. 그러자 거짓말처럼 꽉 끼어있던 발톱이 쏙 빠져나왔다. 밤톨이는 이번에도 з쏜살같이 도망쳤고, 한동안 나를 불신 가득한 눈빛으로 노려보았다.
이틀 연속 방범창에 갇히는 황당한 경험을 한 밤톨이는, 과연 이 사건을 통해 교훈을 얻었을까? 안타깝게도 나의 바램은 이어지질 않았다. 밤톨이는 다음날에도 녀석은 어김없이 현관문 앞으로 향했고, 또다시 발톱을 방범창 틈새에 끼우려고 시도하는 모습을 목격했기 때문이다. 나는 한숨을 쉬며 녀석에게 “밤톨아, 제발 좀!” 이라고 외칠 수밖에 없었다. 사진 찍는 것도 좋지만, 이제 정말 밤톨이가 방범창에 발을 들이지 않도록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뭐 그러다가 또 끼이면 핸드폰 카메라 부터 켜야지 뭐 집사가 그렇지 뭐
이해하지 밤톨아? ㅋㅋㅋㅋㅋㅋ
#또다시갇힘 #밤톨이의하루 #방범창의저주 #집사의데자뷔 #냥르신 #반복되는사고 #간식으로구조 #학습능력제로 #이제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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