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7. 1. 14:12ㆍ나의 첫고양이 나의 사랑 밤톨이
🐾 연재 36편. 꼼짝마라! 밤톨이 방범창에 갇히다 – 집사의 웃픈 구조 작전
- 밤톨이 와 나의 이야기 -
지금은 아늑한 빌라에서 세 마리의 고양이들과 오순도순 살고 있지만, 예전에는 아파트에 거주했었다. 특히 여름철이면 더위를 식히기 위해 현관문을 활짝 열어놓고, 혹시나 고양이들이 밖으로 나갈까 염려되어 튼튼한 방범창을 닫아두는 것이 일상이었다. 그렇게 해두면 밤톨이를 비롯한 우리 고양이들은 시원한 바깥 공기를 마음껏 마시거나, 지나가는 사람들을 구경하며 나름의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어느 날, 나는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쐬며 안방 소파에 앉아 tv에 집중하고 있었다. 그때였다. 어디선가 평소와는 다른, 다급하고 애절한 밤톨이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깜짝 놀라 tv에서 눈을 떼고 소리가 나는 쪽으로 귀를 기울였다. 울음소리는 점점 더 커지고, 마치 무언가에 심각하게 괴로워하는 듯했다. 불안한 마음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울음소리의 근원지는 바로 현관 창문이었다. 평소처럼 방범창을 통해 바깥 풍경을 구경하고 있었을 밤톨이가, 어찌 된 일인지 방범창 틈새에 앞발의 발톱이 꽉 끼여 옴짝달싹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녀석은 발톱이 빠지지 않으니 얼마나 답답하고 고통스러웠을까. 잔뜩 겁에 질린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며 도와달라는 듯 애처롭게 울부짖고 있었다. “야옹! 야옹!” 하는 울음소리에는 평소의 장난기 대신 절박함만이 가득했다.
밤톨이의 위급한 상황을 목격한 순간, 머릿속에서는 ‘어떻게 해야 하지?’ 하는 걱정과 함께 나의 고질병이 발동했다. 바로 ‘이 순간을 사진으로 남겨야 해!’ 하는 집사 본능이었다. 나는 다급하게 핸드폰 카메라 앱을 실행시키고, 방범창에 발이 낀 채 울고 있는 밤톨이의 모습을 핸드폰카메라로 찍었다. 녀석의 고통스러워하는 표정을 보니 마음 한편으로는 죄책감이 들었지만, 이런 웃지 못할 상황은 또다시 오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셔터를 누르는 손가락을 멈출 수가 없었다.
사진 몇 장을 후딱 찍고 나서야 비로소 나는 정신을 차리고 밤톨이를 구조하기 위해 나섰다. 가까이 다가가 밤톨이의 발을 살펴보니, 날카로운 발톱이 방범창의 좁은 틈새에 깊숙이 박혀 있었다. 억지로 잡아당기면 발톱이 부러지거나 다칠 수도 있다는 생각에 더욱 조심스러워졌다. 나는 밤톨이를 부드럽게 달래면서 녀석의 발을 잡고 이리저리 움직여보았다. 하지만 발톱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순간 머릿속에 좋은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평소 밤톨이가 가장 좋아하는 간식을 보여주면서 녀석의 시선을 분산시키는 것이었다. 나는 재빨리 주방으로 달려가 밤톨이가 가장 좋아하는 닭가슴살 간식을 조금 가져왔다. 녀석에게 간식을 내밀며 “밤톨아, 이거 봐. 맛있는 거 줄게. 조금만 참아.” 하고 부드럽게 말을 걸었다. 다행히 간식 냄새를 맡은 밤톨이는 울음을 멈추고 간절한 눈빛으로 간식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바로 그때를 틈타, 나는 조심스럽게 밤톨이의 발을 잡고 발톱이 끼인 방향과 반대로 살짝 비틀어보았다. 그러자 신기하게도 꽉 끼어있던 발톱이 스르륵 빠져나오는 것이 아닌가!
밤톨이는 발톱이 빠지자마자 바로 뒷걸음질 치며 나에게서 멀어졌다. 얼마나 놀랐는지 한동안 숨을 헐떡이며 경계하는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나는 그런 녀석에게 다가가 “괜찮아, 밤톨아. 이제 다 빠졌어.” 하고 안심시키며 부드럽게 쓰다듬어 주었다. 밤톨이는 그제야 긴장이 풀리는 듯 내 손길을 받아들였다.
방범창에서 발톱이 빠진 후에도 한동안 밤톨이는 그 근처에는 얼씬도 하지 않았다. 아마 그때의 아찔했던 기억이 쉽게 잊히지 않았던 모양이다. 나는 그런 밤톨이를 보면서 사진 먼저 찍었던 못난 집사를 반성하며, 앞으로는 어떤 상황에서도 밤톨이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해야겠다고 다시 한번 다짐했다. 물론 그때 찍었던 밤톨이의표정은 나의 폰 갤러리에 소중하게 간직되어 있다는 웃픈 사실과 함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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