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9. 1. 16:20ㆍ나의 첫고양이 나의 사랑 밤톨이
🐾 연재 72편: 우리 집 막내, 밤순이의 이야기
“임보인 줄 알았는데, 사실은 입양이었다”
우리 집에는 세 마리 고양이가 있다. 첫째 밤톨이, 둘째 밤송이, 그리고 막내 밤순이.
오늘은 이 막내, 밤순이가 우리 집에 오게 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 운명 같은 만남
때는 몇 해 전, 12월 25일 크리스마스. 세상에서 가장 화려해야 할 그날, 나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만남을 하게 되었다.
여집사와 데이트를 마치고 그녀의 집 앞에 도착했을 때였다. 차에서 내리는 순간, 낯선 고양이가 다가왔다. 추운 겨울바람 속에서 작은 몸을 웅크린 그 아이는 다름 아닌 지금의 막내, 밤순이였다.
밤순이는 조심스레 다가오더니, 여집사에 몸을 비비며 헤드번팅을 했다. 순간 가슴이 철렁했다. ‘이 아이가 얼마나 외로웠으면, 얼마나 힘들었으면 이렇게 사람에게 다가올까.’

🍴 첫 번째 밥, 첫 번째 물
나는 급히 근처 편의점으로 달려가 캔을 사고 물을 준비했다. 얼어붙은 밤공기 속에서, 밤순이는 마치 몇 끼째 굶은 듯 허겁지겁 먹었다. 그 모습을 보면서 마음 한켠이 아려왔다. 겨울 거리에서 혼자 버틴 시간들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게다가 놀라운 건, 밥을 먹고 난 뒤 밤순이가 내 차에 자연스럽게 올라탔다는 것이다. 마치 오랫동안 기다렸다는 듯, 차 안을 자기 집처럼 돌아다녔다. 그 모습에 나는 당황스러웠다. ‘아니, 이건 무슨 상황이지? 내가 널 데려가야 한다는 신호야?’


🤔 갈등과 고민
하지만 그 당시 나는 이미 밤톨이와 밤송이를 키우고 있었다. 둘만으로도 집안은 충분히 시끌벅적했고, 경제적·정서적 부담도 적지 않았다. 그래서 본능적으로 이렇게 말했다.
“아니, 안 돼. 셋째까지는 무리야. 힘들어.”
그 말에 여집사의 눈빛이 흔들렸다. 그녀는 눈가가 촉촉해지며 말했다.
“이 추운 겨울에, 이 아이를 그냥 두고 가려고?”
나는 순간 아무 대답도 하지 못했다. 머리로는 안 된다고 생각했지만, 마음은 이미 무너지고 있었던 것이다.


🏠 임보… 그리고 입양
결국 여집사가 제안했다.
“그럼 임보만 해줘. 내가 입양처 알아볼게.”
나는 한숨을 쉬며 고개를 끄덕였다. 임보라면, 잠깐이라면 괜찮다고 스스로를 설득했다. 그렇게 밤순이는 우리 집에 들어왔다.
하지만 결론은 뻔했다.
며칠이 지나고, 몇 주가 지나자 나는 이미 밤순이에게 마음을 빼앗기고 말았다. 여집사는 슬쩍 웃으며 말했다.
“입양처 찾았어. 바로 당신이야.”
그제야 나는 깨달았다. 임보는 명분이었고, 사실상 처음부터 나의 입양이 예정되어 있었음을. 그렇게 밤순이는 정식으로 우리 집 막내가 되었다.

❤️ 우리 집의 진짜 가족
지금 돌아보면 그날의 선택은 조금도 후회되지 않는다.
밤순이는 여전히 호기심 많고, 활발하고, 가끔은 엉뚱하다. 밤톨이와 밤송이와도 제법 잘 어울리며, 셋이 함께 뒹굴고 노는 모습은 나에게 하루하루 소중한 선물이다.
임보인 줄 알았던 인연은 결국 입양이 되었고, 그건 내가 받은 크리스마스 최고의 선물이 되었다.
밤순이는 우리 집의 진짜 가족이자, 사랑스러운 막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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