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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재 15편. 밤톨이, 드디어 어른이 되다

2025. 5. 21. 08:00나의 첫고양이 나의 사랑 밤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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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재 15편. 밤톨이, 드디어 어른이 되다

– 그리고 마음 아팠던 중성화 수술 이야기 –

밤톨이와 나의 이야기 어느덧 밤톨이가 우리 집 작은 세상에 발을 들인 지도 반년이 훌쩍 넘어섰다.

녀석은 이제 제법 늠름한 청소년 고양이의 모습을 갖추었고, 활발한 움직임과 장난기 넘치는 행동으로 매일매일 새로운 즐거움을 선사해주었다. 밤에는 어김없이 내 옆자리를 차지하고 따뜻한 온기를 나누던 사랑스러운 밤톨이에게, 어느 날부터인가 이전과는 확연히 다른 낯선 변화들이 감지되기 시작했다.

나의 첫고양이 밤톨이 중성화 수술 이야기

 

가장 먼저 눈에 띄었던 것은 밤톨이의 울음소리였다. 이전에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야옹거리거나 기분 좋을 때 골골송을 불렀던 녀석이, 밤이 되면 마치 세상의 모든 슬픔을 짊어진 듯 애처롭고 간절한 울음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단순히 밤에 외로움을 느끼는 건가 싶어 쓰다듬어주기도 하고, 함께 놀아주려고 노력했지만, 며칠 동안 그런 울음소리가 끊이지 않자 뭔가 심상치 않음을 느꼈다.

 

뿐만 아니라 평소에는 깨끗했던 집 안 곳곳에, 이전에는 전혀 없던 영역 표시의 흔적이 발견되기 시작했다. 특정 가구의 모서리나 벽에 소량의 소변을 뿌려놓는 행동을 반복하는 것을 보면서 더욱 불안해졌다. 게다가 이전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행동, 바로 내 다리나 팔에 몸을 격하게 비비거나, 엉덩이를 높이 들고 마치 아기처럼 낑낑거리는 야릇한 소리를 내는 모습까지 보였다.

 

혹시 밤톨이가 어디 아픈 건가 싶어 며칠 동안 주의 깊게 관찰했지만, 밥도 잘 먹고 활발하게 움직이는 것을 보니 건강에는 별다른 이상이 없는 듯했다. 답답한 마음에 인터넷에 밤톨이의 이상 행동들을 검색해 보았고, 마침내 녀석에게 ‘발정기’가 찾아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남자 고양이의 발정은 암컷 고양이처럼 뚜렷한 외형적인 변화는 없지만, 특정적인행동들을 통해 짐작할 수 있다고 했다.

나의 첫고양이 밤톨이 중성화 수술 이야기

 

밤톨이의 밤중 울음소리, 영역 표시, 그리고 애절한 구애 행동들이 바로 발정기의 대표적인 증상이었던 것이다.

발정기라는 것을 알고 나니 밤톨이의 행동들이 이해가 되면서도 마음이 더욱 무거워졌다. 본능적인 욕구를 해소하지 못해 괴로워하는 녀석을 지켜보는 것이 쉽지 않았고, 밤마다 이어지는 울음소리 때문에 나 역시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해 피로가 쌓여갔다. 무엇보다 밤톨이가 느끼는 스트레스와 고통을 덜어줄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다시 한번 인터넷 검색을 통해 남자 고양이의 발정에 대한 정보를 찾아보니,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중성화 수술을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있었다. 중성화 수술은 단순히 발정기 증상을 일시적으로 억제하는 것이 아니라, 근본적으로 발정기 관련 스트레스를 해소해주고, 원치 않는 임신을 예방하며, 고양이의 건강에도 여러 가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했다. 특히 남자 고양이의 경우에는 영역 표시 행동을 현저히 줄여주고, 공격성을 완화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된다는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오랜 고민과 망설임 끝에, 나는 밤톨이의 중성화 수술을 결정하기로 했다. 당장의 작은 고통보다는 앞으로 녀석이 겪을 더 큰 스트레스와 고통을 덜어주고, 더 건강하고 행복한 묘생을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내가 해야 할 책임이라고 생각했다. 인터넷과 주변 지인들의 추천을 통해 평소에 평판이 좋았던 동물병원을 몇 군데 알아보았고, 꼼꼼한 상담을 거쳐 가장 신뢰가 가는 병원에 수술 예약을 진행했다. 수술 날짜가 다가올수록 걱정과 함께 밤톨이에 대한 미안한 마음이 커져갔다.

 

 

드디어 수술 당일, 밤톨이는 평소와는 다르게 극도로 불안해하는 모습이었다. 아침부터 밥도 제대로 먹지 않고 구석진 곳에 숨어 나오지 않으려고 했고, 평소에는 곧잘 들어가던 이동장에도 완강하게 저항했다. 억지로 녀석을 이동장에 넣고 병원으로 향하는 차 안에서, 밤톨이는 불안한 듯 계속해서 울먹거렸다. 수술대에 오르기 직전, 간호사 선생님에게 안겨 떨고 있는 녀석의 작고 연약한 몸을 바라보니 눈물이 핑 돌았다. 비록 밤톨이를 위한 최선의 선택이라고 스스로를 다독였지만, 어린 녀석에게 감당하기 힘든 고통을 주는 것은 아닌가 하는 죄책감이 밀려왔다.

 

 

다행히 수술은 무사히 잘 끝났다는 수의사 선생님의 연락을 받고서야 겨우 불안한 마음을 놓을 수 있었다. 마취에서 깨어나지 못한 밤톨이를 데리러 갔을 때, 녀석은 아직 깨어나지 못하고 내품에 안겨서 있었다. 어느정도 시간이 지난 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작은 몸을 조심스럽게 안아 집으로 돌아오는 길, 밤톨이는 연신 낑낑거리는 신음 소리를 냈다.

나의 첫고양이 밤톨이 중성화 수술 이야기

 

수술 부위의 통증과 불편함 때문인지, 녀석은 좀처럼 편안한 자세를 취하지 못하고 힘들어했다. 나는 밤톨이를 따뜻한 담요로 부드럽게 감싸주고, 밤새도록 녀석의 곁을 지키며 혹시나 무슨 일이 생기지는 않을까 노심초사했다.

나의 첫고양이 밤톨이 중성화 수술 이야기

 

수술 후 며칠 동안 밤톨이는 제대로 먹지도, 마시지도 못하고 기운 없이 축 늘어져 있었다. 녀석은 목에 둘러진 넥카라를 몹시 답답해했지만, 수술 부위를 핥거나 긁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었다. 밤톨이에게 부드러운 목소리로 끊임없이 말을 걸어주고, 녀석이 가장 좋아하는 부드러운 습식 간식을 조금씩 챙겨주며 정성껏 간호했다. 힘없이 누워있는 밤톨이의 모습을 보면서, 수술을 결정한 것이 정말 옳은 일이었는지 수없이 되뇌었다.

나의 첫고양이 밤톨이 중성화 수술 이야기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밤톨이는 놀라울 정도로 빠르게 기력을 회복해갔다. 넥카라에 조금씩 적응하기 시작했고, 며칠 후에는 다시 예전처럼 활발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가장 큰 변화는 밤마다 이어지던 애절한 울음소리가 완전히 사라졌다는 것이었다. 영역 표시 행동 역시 더 이상 찾아볼 수 없었고, 눈에 띄게 성격이 온순해지고 애교가 많아진 것 같았다. 중성화 수술을 통해 밤톨이는 발정기로 인한 스트레스와 고통에서 벗어나 평온한 일상을 되찾았고, 나 역시 더 이상 녀석의 갑작스러운 행동들로 인해 힘들어하지 않아도 되었다. 밤톨이에게 중성화 수술을 해준 것은 정말이지 최고의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녀석과 앞으로 더욱 건강하고 행복한 시간을 오랫동안 함께 보낼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라며, 나는 앞으로도 밤톨이에게 필요한 모든 사랑과 보살핌을 아낌없이 쏟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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