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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재 49편: 밤송이는 밤톨이가 좋아

2025. 7. 23. 13:11나의 첫고양이 나의 사랑 밤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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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재 49편: 밤송이는 밤톨이가 좋아

- 밤송이 와 밤톨이 이야기 -

 

밤송이는 참 정 많은 고양이다. 특히 형제인 밤톨이에 대한 애정은 유난히도 깊다. 처음 입양되어 왔을 때부터 늘 밤톨이를 따라다녔고, 그게 그녀의 습관이 되었다. 어디를 가든, 무엇을 하든 밤톨이 곁에 있고 싶어 하는 마음. 그 작은 몸으로 졸졸 쫓아다니며 “나도 함께 할래”라고 말하는 듯한 눈빛을 보내는 밤송이를 볼 때면 나는 절로 웃음이 나온다.

 

어쩌면 그건 어린 시절부터 함께 자라온 유대감 때문일지도 모른다. 밤송이에게 밤톨이는 단순한 고양이 형제가 아닌, 의지할 수 있는 대상, 세상에서 가장 익숙하고 따뜻한 존재일 것이다. 밤톨이의 꼬리를 만지작거리거나, 그가 눕는 자리 옆에 몰래 누워보는 밤송이의 모습은 사랑이 가득 묻어난다.

하지만 문제는, 밤톨이가 그 애정을 늘 기쁘게 받아주는 건 아니라는 점이다. 아니, 솔직히 말하자면 꽤 자주 귀찮아한다. 그럴 때면 그는 적당히 자리를 피하거나, 때론 슬쩍 앞발로 밤송이의 얼굴을 밀어내며 짜증을 내기도 한다. 조금 심한 날엔 앞발로 살짝 툭툭 치며 “좀 떨어져”라는 메시지를 강하게 보내기도 한다.

밤송이는 그런 반응에도 불구하고 낙심하지 않는다. 오히려 더 조심스레 다가가고, 밤톨이가 잠들 때를 틈타 살짝 다가가 턱을 그의 옆구리에 얹고 쉰다. 마치 “나는 널 좋아해. 넌 어때?” 하고 묻는 듯한 행동이다. 밤톨이 입장에서는 성가시겠지만, 그런 밤송이의 집요하고 순수한 애정은 매번 나를 감동하게 만든다.

이 작은 드라마는 우리 집의 일상이 되었다. 하루에도 몇 번씩 반복되는 풍경 속에서 나는 그저 조용히 지켜볼 뿐이다.

더 이상 말리지도, 중재하지도 않는다. 서로의 방식대로 관계를 만들어가는 고양이들에게 인간의 간섭은 오히려 방해가 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러다 어느 날, 문득 이런 장면들을 사진으로 남기고 싶어졌다. 밤톨이에게 치이고도 포기하지 않는 밤송이, 그런 그녀를 슬쩍 밀어내는 밤톨이, 다시 돌아오는 밤송이. 이 반복되는 미묘한 감정의 교환을 카메라에 담다 보면 나도 모르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셔터를 누르고 있다.

밤톨이는 가끔은 사진 찍는 내가 더 귀찮은지 눈을 흘기기도 한다. 그럴 땐 “미안, 너희가 너무 귀여워서 그래”라고 말해주곤 한다. 그 말이 통할 리는 없지만, 고양이들의 하루는 그렇게 또 하나의 사진으로 기록된다.

사실 이 반복되는 광경은 단순한 티격태격이 아니다. 나는 이 안에서 서로를 향한 정서와 감정, 고양이들만의 거리 두기와 다가감의 리듬을 느낀다. 밤송이는 밤톨이에게 계속해서 다가가고, 밤톨이는 그 애정을 부담스러워하면서도 아주 가끔은 받아준다. 그러다 어느 날은 둘이 나란히 누워 햇볕을 쬐기도 한다. 그 모습은 정말이지 세상에서 가장 평화로운 풍경 중 하나다.

밤송이는 계속해서 밤톨이를 좋아할 것이다. 귀찮음을 넘어선 애정, 거절당해도 사라지지 않는 마음. 어쩌면 그것이 고양이의 방식으로 보여주는 가장 순수한 사랑 아닐까. 말 없이 바라보고, 가까이 다가가며, 아주 작은 틈을 찾아 함께하려는 그 마음이 말이다.

 

나는 앞으로도 이 작은 고양이들의 이야기를 계속 지켜볼 것이다. 가끔은 사진으로, 가끔은 글로, 그리고 대부분은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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