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재 19편. 셔터 소리에 담긴 평화

🐾 연재 19편. 셔터 소리에 담긴 평화

– 밤톨이의 잠든 모습 컬렉션 –

밤톨이와 나의 이야기 나에게 집은 단순한 휴식 공간을 넘어, 사랑하는 반려묘 밤톨이와 함께 만들어가는 소중한 추억의 장소이다. 특히나 내가 가장 즐거워하는 일과 중 하나는 바로 밤톨이가 세상모르고 곤히 잠들어 있는 그 찰나의 순간들을 카메라 렌즈에 담는 것이다.

 

활발하게 뛰어놀고 장난기 넘치는 평소의 모습과는 달리, 잠든 밤톨이에게서는 더없이 순수하고 평화로운 분위기가 흘러나온다. 그 작고 사랑스러운 생명체가 아무런 근심 걱정 없이 깊은 잠에 빠져 있는 모습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내 마음은 따뜻함과 안온함으로 가득 채워진다.

 

 

밤톨이의 잠자는 자세는 매번 나의 상상력을 뛰어넘는 기상천외함을 자랑한다. 녀석은 마치 액체 괴물처럼 자유자재로 몸을 비틀고 구부리며, 예측 불가능한 자세로 잠을 청한다. 소파의 푹신한 쿠션 위에 길게 몸을 늘여뜨리고 네 발을 쭉 뻗은 채 잠들기도 하고, 캣타워의 좁은 해먹에 몸을 동그랗게 말고 마치 포근한 털뭉치처럼 웅크리기도 한다. 가장 압권인 자세는 바로 배를 하늘로 향하고 네 발을 제멋대로 허공에 휘젓는 모습인데, 그 모습은 영락없는 아기 천사가 하늘에서 내려온 듯 순수하고 사랑스럽기 그지없다.

 

밤톨이가 잠든 모습을 카메라에 담는 행위는 단순한 기록을 넘어선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그 순간만큼은 녀석의 끊임없는 장난과 활발함이 잠시 멈추고, 온전히 평화와 휴식만이 감도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평소에는 에너지 넘치는 작은 악동 같지만, 잠이 든 순간만큼은 세상 그 누구보다 순하고 천진난만한 얼굴로 변신하는 밤톨이의 모습은 바라볼수록 신비롭기까지 하다. 감은 듯 만 듯한 그 작은 눈꺼풀 아래로 살짝 보이는 분홍빛 젤리 발바닥, 그리고 규칙적으로 들려오는 작고 부드러운 숨소리는, 마치 세상의 모든 걱정을 잊게 만드는 마법과 같다.

 

나의 스마트폰 갤러리에는 밤톨이의 다양한 잠자는 모습들이 빼곡하게 저장되어 있다. 턱을 살짝 괴고 꾸벅꾸벅 조는 모습, 앙증맞은 혀를 빼꼼 내밀고 단잠에 빠진 모습, 꿈속에서 발을 오므렸다 폈다 꼼지락거리는 모습, 따스한 햇볕이 은은하게 쏟아지는 창가에서 노곤하게 몸을 녹이며 잠든 모습까지. 각 사진마다 그날의 특별한 분위기와 밤톨이의  매력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 힘든 하루를 보낸 날이면 사진첩을 꺼내 보며 마음의 위안을 얻곤 한다. 사진 속 밤톨이의 평화로운 얼굴을 보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잔잔한 미소가 번지고, 다시금 힘을 내어 하루를 살아갈 용기를 얻게 된다.

 

 

가끔 밤톨이의 너무나 사랑스럽고 귀여운 잠자는 모습을 우연히 발견했을 때면, 녀석을 깨우지 않도록 최대한 조심스럽게 카메라를 들고 살금살금 다가가 셔터를 누른다. 숨소리조차 죽이고, 셔터 소리가 작게 나도록 신경 쓰지만, 가끔은 나의 부주의로 인해 작은 소리가 발생해 밤톨이가 귀를 쫑긋 세우거나, 눈을 가늘게 뜨고 나를 빤히 쳐다볼 때도 있다. 그럴 때면 괜히 미안한 마음이 들어 서둘러 카메라를 내려놓고 녀석의 부드러운 털을 조심스럽게 쓰다듬어 주며 사과하곤 한다.

 

밤톨이의 잠든 모습을 사진으로 기록하는 것은 단순한 취미 활동을 넘어선 깊은 의미를 지닌다. 그 사진들은 밤톨이와의 소중하고 아름다운 순간들을 영원히 기억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타임캡슐과 같다. 시간이 흘러 밤톨이가 지금처럼 작고 모습이 아니게 될 때, 이 사진들을 보며 그의 어린 시절의 사랑스러움을 추억하고, 함께 했던 행복한 시간들을 되새길 수 있을 것이다.

밤톨이는 나에게 단순한 반려동물을 넘어, 삶의 활력소가 되어주는 소중한 존재이며, 나의 폰 갤러리 속에서 영원히 사랑스러운 모습으로 빛나고 있을 것이다. 앞으로도 나는 밤톨이의 다채롭고 귀여운 잠자는 모습들을 꾸준히 카메라에 담으며, 녀석과의 소중한 추억들을 하나하나 정성스럽게 기록하고 간직해 나갈 것이다. 이 작은 앨범은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값진 보물이 되어, 힘들고 지칠 때마다 나에게 큰 위로와 힘이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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